10월 24일과 31일, 전주 완산벙커더스페이스에서 관객이 직접 공연 공간을 걸어 다니며 배우들과 함께 이야기를 경험하는 이머시브 연극 〈구독하시겠습니까?〉가 열립니다. 일반적인 연극처럼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는 방식이 아닙니다. 관객은 벙커 안의 긴 통로와 여러 공간을 이동하며 배우 바로 곁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을 만나게 됩니다.
공연의 배경은 잠과 집중, 감정까지 구독하는 2045년입니다. 관객 역시 작품 속 세계에 들어가 하나의 구독자가 됩니다.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다원예술 프로젝트팀 엠프티스페이스가 연극과 무용, 음악, 영상을 결합해 선보이는 공연으로, 회차당 단 60명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객석이 없는 연극, 이머시브 연극이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과 무대의 경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연극은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연기하고 관객은 정해진 좌석에서 공연을 관람합니다.반면 이머시브 연극(Immersive Theatre)은 관객이 공연이 진행되는 공간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관객은 정해진 객석에 머무르지 않고 공간을 이동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경험합니다. 방탈출이나 체험형 전시처럼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만 방탈출처럼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객이 공연 속 세계를 직접 경험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구독하시겠습니까?〉에서는 관객이 배우를 따라 방에서 방으로 이동하면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같은 공연이라도 어느 공간에서 어떤 장면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연장은 운영이 끝난 밤의 완산벙커
공연 장소 역시 독특합니다. 전주 완산벙커더스페이스는 기존 벙커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장소입니다. 이번 공연은 낮 동안의 일반 관람 운영이 끝난 뒤 진행됩니다. 공연이 시작되면 벙커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됩니다. 길게 이어지는 통로는 배우들이 이동하는 무대가 되고, 각각의 방은 새로운 장면이 펼쳐지는 공간으로 바뀝니다. 관객은 공연장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 세계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특히 벙커 특유의 폐쇄적인 구조와 긴 통로는 2045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활용됩니다. 일반적인 공연장에서 보기 어려운 공간적 경험이 이번 연극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2045년, 잠과 감정까지 구독하는 세상
우리는 이미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와 음악을 구독하고, 소프트웨어와 온라인 서비스를 매달 일정한 요금을 내고 이용합니다.이번 작품은 이러한 구독 문화가 더욱 극단적으로 발전한 미래를 상상합니다. 배경은 2045년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잠과 집중력, 감정까지 구독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능력과 상태를 직접 만들어내거나 경험하는 대신 구독 서비스를 통해 제공받는 사회입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두 인물이 다시 마주합니다.
느리지만 인간다운 모습을 간직한 ‘수인’과 완벽을 구독한 ‘하나’입니다. 한때 가장 가까웠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모든 것을 구독할 수 있는 세상에서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완벽함이 반드시 행복을 의미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관객도 2045년의 ‘구독자’가 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관객 역시 작품 속 세계의 일부가 됩니다. 입장할 때 관객에게는 칩과 가면이 주어집니다. 관객은 이를 통해 2045년의 구독자가 되어 공연에 참여합니다. 단순히 배우들의 이야기를 지켜보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작품이 설정한 세계 안에서 공연을 경험하는 방식입니다. 관객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연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연의 모든 장면을 미리 설명하기보다 직접 공간 안에 들어가 경험하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입니다.
연극·무용·음악·영상이 결합된 공연
〈구독하시겠습니까?〉는 전주 기반 다원예술 프로젝트팀 엠프티스페이스가 제작합니다. 다원예술은 연극이나 무용, 음악, 영상 등 서로 다른 예술 장르를 결합해 새로운 표현 방식을 만들어내는 작업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여러 장르가 함께 사용됩니다.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움직임과 음악, 영상이 결합해 2045년의 세계를 표현합니다.특히 완산벙커라는 공간을 단순한 공연 장소가 아니라 작품의 일부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무대 공연과 차이가 있습니다. 공연은 엠프티스페이스와 전주관광재단, 완산벙커더스페이스가 주최·주관하며 콘크리트정글 아트컴퍼니가 협력합니다.
본공연 전, 벙커에서 배우들을 먼저 만날 수도 있습니다
본공연에 앞서 특별한 사전 퍼포먼스도 진행됩니다. 10월 10일과 17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완산벙커더스페이스 내부 곳곳에서 짧은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일반 관람객들이 벙커를 둘러보는 동안 작품 속 인물들이 공간에 등장하는 방식입니다. 관람객은 벙커를 걷다가 우연히 배우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본공연에서 펼쳐질 세계를 미리 경험하는 일종의 프리뷰 프로그램입니다. 별도의 무대나 객석에서 공연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벙커 관람 동선에서 자연스럽게 작품 속 인물을 만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사전 퍼포먼스는 10월 10일과 17일, 두 차례 진행됩니다.

관람료 1만원, 그런데 사실상 누구나 5천원?
이번 공연에는 작품의 세계관을 활용한 독특한 할인제도도 마련됐습니다. 정상 관람료는 1만원이지만 세 가지 할인 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5천원에 관람할 수 있습니다.첫 번째는 ‘약관 미확인자 할인’입니다.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동의합니다’를 누르기 전에 약관을 끝까지 읽지 않은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두 번째는 ‘예비 구독자 할인’입니다. 2045년의 구독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부터 이미 무언가를 구독하고 있는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마지막은 ‘2026년 인류 할인’입니다. 2045년이 오기 전인 2026년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인간이 대상입니다.
사실상 현재 살아가는 누구나 할인 조건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할인을 받기 위한 별도의 증빙서류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작품이 다루는 구독이라는 주제를 관람료 할인 방식에까지 연결한 것입니다.
회차당 60명 한정, 현장 예매는 불가능
본공연은 10월 24일과 31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립니다. 공연 장소는 전주 완산벙커더스페이스이며 러닝타임은 약 60분입니다.관람 가능 연령은 8세 이상입니다. 공연 특성상 한 회차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60명으로 제한됩니다.
특히 모든 관람객은 사전에 예매해야 합니다. 현장 예매와 현장 발권은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공연 당일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예매는 전주티켓박스 홈페이지 또는 완산벙커더스페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프로필 링크를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주에서 경험하는 조금 다른 연극
전주에서는 매년 다양한 공연과 문화행사가 열립니다. 하지만 이번 〈구독하시겠습니까?〉는 관객이 공연을 경험하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객석에 앉아 배우를 바라보는 대신 배우를 따라 공간을 이동하고, 칩과 가면을 받아 작품 속 세계의 구성원이 됩니다.공연이 펼쳐지는 장소도 일반적인 극장이 아닌 운영이 끝난 밤의 벙커입니다. 익숙한 구독 서비스를 소재로 2045년의 미래를 상상하고, 관객이 직접 그 세계에 들어가도록 만든 공연입니다. 10월 10일과 17일에는 낮의 벙커에서 작품 속 인물들을 미리 만날 수 있고, 24일과 31일에는 밤의 벙커 전체가 공연장으로 바뀝니다.
공연을 보기 위해 객석에 앉는 것이 아니라, 공연이 펼쳐지는 세계 안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60분. 이번 가을 전주 완산벙커에서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연극을 만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