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약 1년 6개월 앞두고 전남 동부권의 선거구 조정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핵심은 여수와 순천입니다.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 2개를 보유한 여수시는 인구 감소로 기존 의석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여수보다 인구가 많은 순천시는 독립적인 2개 선거구를 구성할 수 있는 인구를 갖추고 있지만 실제 분구가 이뤄질지는 불확실합니다. 지난 제22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선거구 조정안이 무산됐습니다.

여수 25만9천명, 순천 27만3천명

2026년 8월 말 주민등록인구 기준 여수시 인구는 25만9,857명입니다. 순천시는 27만3,399명으로 여수보다 1만3천여 명 많습니다. 두 도시의 인구 차이가 선거구 문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획정할 때 인구가 핵심 기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구가 지나치게 많거나 적지 않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는 선거구별 인구 상한과 하한을 정해 획정했으며, 한 도시의 인구가 두 개 선거구를 구성할 수 있는 수준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습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여수시는 기존의 2개 선거구를 독립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면 순천시는 단독 분구가 가능한 인구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23대 총선에 적용할 인구 기준과 기준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여수는 국회의원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까

여수시는 현재 여수갑과 여수을, 두 개의 국회의원 선거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선거구 유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총선의 인구 기준을 적용하면 여수시 전체 인구만으로 2개의 독립적인 선거구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여수시 인구가 줄었다고 해서 국회의원 의석이 반드시 1석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인접한 다른 지역과 선거구를 묶거나 경계를 조정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경우 여수시 내부의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주변 지역의 선거구 구성까지 연쇄적으로 변경해야 할 수 있어 전남 동부권 전체의 의석 배분 문제로 이어집니다.

순천은 인구가 충분한데 왜 분구가 어려울까

순천시는 여수와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인구가 27만명을 넘어서면서 독립적인 2개 선거구를 구성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순천시는 순천만을 기준으로 한 갑·을 선거구로 나뉘어 있지 않습니다. 제22대 총선에서는 순천·광양·곡성·구례갑과 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라는 선거구가 운영됐습니다.

이 가운데 순천·광양·곡성·구례갑은 순천시 대부분 지역을 포함하고, 을 선거구에는 순천시 해룡면이 광양·곡성·구례와 함께 편입됐습니다. 결국 순천시의 일부 지역이 다른 시군과 하나의 선거구로 묶인 구조입니다. 이러한 선거구 구성은 지난 총선에서도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지난 총선에서는 여수 1석 줄이고 순천 1석 늘리는 방안도

2024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전남지역 선거구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당시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여수의 선거구를 2개에서 1개로 줄이고 순천을 독립적인 2개 선거구로 나누는 방안이었습니다. 인구 변화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방안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수는 갑·을 두 개 선거구를 유지했고, 순천 역시 해룡면이 광양·곡성·구례와 함께 묶이는 기존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인구 기준에 따른 조정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최종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는 다른 정치적·지역적 변수들이 함께 작용한 것입니다.

순천 해룡면은 왜 다른 지역과 묶였을까

순천의 선거구 문제에서 특히 자주 등장하는 지역이 해룡면입니다. 지난 21대 총선부터 순천시 해룡면은 광양·곡성·구례와 함께 하나의 선거구로 편입됐습니다. 이에 따라 같은 순천시민이라도 거주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선거구에서 투표하게 됐습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구성이 생활권과 행정구역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도 순천을 독립적인 갑·을 선거구로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지만 최종적으로는 기존 구조가 유지됐습니다. 따라서 23대 총선에서는 순천시 전체를 독립적인 두 선거구로 나눌 수 있을지가 다시 중요한 논점이 됐습니다.


여수·순천만 바꿔서는 끝나지 않습니다

선거구 획정이 복잡한 이유는 특정 도시의 인구만 보고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 지역구 전체 의석수와 전국 시도별 의석 배분, 인접 지역의 인구, 행정구역과 생활권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여수의 의석을 줄이거나 순천을 분구할 경우 광양과 곡성, 구례 등 주변 지역의 선거구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도권 인구 집중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경기도 등 인구가 증가한 지역에서는 선거구를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발생할 수 있고, 인구가 감소한 비수도권에서는 기존 의석을 유지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전남은 지역구 10석을 유지했지만, 23대 총선에서도 같은 의석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 직전에 결정되는 선거구, 반복되는 문제

또 다른 문제는 선거구 획정 시점입니다. 선거구는 후보자가 어디에서 출마하고 유권자가 어느 지역의 후보를 선택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입니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선거를 불과 몇 주 앞두고 선거구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2024년 2월 29일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확정됐고, 실제 총선은 같은 해 4월 10일 치러졌습니다.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 선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최종 선거구를 확인해야 했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23대 총선을 앞두고는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선거구 조정 논의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제도 개편 논의도 시작

현재 정치권에서는 선거구 획정뿐 아니라 선거제도 전반에 대한 개편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제도개혁추진단을 출범시켰으며, 소수정당들도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중대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입니다. 현재의 소선거구제와는 선거구 구성과 대표 선출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제도가 바뀐다면 여수와 순천을 비롯한 전국의 선거구 획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제도 변경 여부는 국회 논의를 거쳐 결정돼야 합니다.

여수 2석 유지와 순천 단독 분구, 아직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2028년 제23대 총선까지는 약 1년 6개월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 인구만 보면 여수는 기존 2개 선거구 유지가 쉽지 않고, 순천은 독립적인 2개 선거구를 구성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국회의원 선거구는 인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전남 전체 의석수와 인접 시군의 선거구 조정, 전국적인 인구 변화, 국회의 선거제도 논의가 함께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는 여수의 의석을 줄이고 순천의 의석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논의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역 주민들이 선거구 조정의 기준과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논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수는 왜 국회의원 2명을 유지해야 하는지, 순천은 왜 독립적인 2개 선거구가 필요한지. 이제는 인구와 생활권, 지역 대표성이라는 기준을 놓고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