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소방 개인보호장비 사용기한 초과율이 65.1%로 나타났습니다. 전국 평균인 38.9%보다 26.2%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이 어떤 상태의 장비를 지급받고 있는지, 오래된 장비의 교체와 관리는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현정 국회의원실 분석을 인용한 10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전북의 개인보호장비 사용기한 초과율은 65.1%, 서울은 10.6%로 집계됐습니다. 두 지역의 차이는 54.5%포인트이며, 전북의 초과율은 서울의 약 6.1배입니다. 같은 국가직 소방공무원이 근무하는 지역 사이에서도 장비 관리 지표에 큰 차이가 나타난 것입니다.

전국적으로도 보호장비의 노후화는 적지 않은 문제입니다. 소방청의 『2026 소방장비통계집』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방화복과 방화헬멧, 공기호흡기 등 개인보호장비 6종 60만5,936점 가운데 23만5,926점이 내용연수를 초과했습니다. 전체의 38.9%로, 약 10개 중 4개에 해당합니다. 전북은 이 전국 비율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다만 이 수치를 해석할 때는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내용연수를 넘겨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해당 장비를 모두 화재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보관 상태와 실제 지급·사용 여부, 성능검사 결과 등을 함께 확인해야 현장의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서울과의 초과율 차이를 곧바로 사고 위험의 차이로 해석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전북의 높은 초과율은 장비 관리 실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이유가 됩니다. 어떤 품목에서 초과 장비가 많이 발생했는지, 실제 출동에 쓰이는 장비는 얼마나 되는지, 교체 대상 가운데 예산 부족으로 미뤄진 물량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전체 보유 수량이 충분하더라도, 현장에 필요한 장비가 적절한 상태로 지급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소방 재정이 지방정부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도 함께 거론됩니다. 2026년 전국 시도 소방예산 8조5,967억원 가운데 국비 비중은 10.7%에 그쳤습니다.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지방정부가 예산 대부분을 부담하면서, 지역 재정 여건에 따라 장비 교체와 근무환경 개선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다만 전북의 초과율이 높은 구체적인 원인은 지역의 교체 예산과 집행 내역을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전북에 필요한 것은 보유 장비 숫자를 넘어 실제 상태를 설명하는 자료입니다. 품목별 내용연수 초과 현황과 현장 사용 여부, 성능검사 결과, 교체 일정이 함께 공개돼야 도민들도 개선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방관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은 충분한 장비를 확보하고, 필요한 시기에 교체하는 데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