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권 시내버스 노선이 9년 만에 전면 개편된 10월 31일,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는 노선표를 확인하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손가락으로 정류장 이름을 짚어가며 노선을 살피거나,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경로와 현장 안내를 번갈아 확인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노선 번호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일부 노선은 없어졌고, 운행 경로가 달라지거나 새로 생겼다. 자신이 타려던 버스가 맞는지 확인하려는 승객이 많았고, 목적지를 지나지 않는다는 기사 설명을 듣고 버스에서 다시 내리는 사람도 있었다.
정류장 안내요원 주변에는 목적지를 말하며 탈 버스를 묻는 시민들이 모였다. 안내요원은 QR코드를 통해 변경 노선을 검색할 수 있는 카드를 나눠줬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화면을 여는 데 어려움을 겪어 다시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터미널에서 귀가할 버스를 기다리던 정병인 씨(72)는 “QR을 찍으라고 해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매번 타던 버스만 기다리면 됐는데 오늘은 어느 차를 타고 어디서 갈아타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장에 들렀다가 평소 타던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도 노선이 바뀐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앞에서 버스를 기다린 이혜숙 씨(66)는 “동생 집에 가려고 송정100번을 계속 기다렸는데 오지 않았다”며 “주변 상인에게 물어본 뒤에야 노선이 폐지된 걸 알았다”고 했다.
광주송정역 앞 정류장에서는 여행객들도 혼란을 겪었다. 미리 찾아 저장해 둔 이동 경로와 정류장 전광판 안내가 달라 당황한 여행객은 “오늘부터 노선이 바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들도 바뀐 경로에 익숙해지는 동시에 승객들의 질문에 답해야 했다. 03번 버스 기사는 “예전에는 살레시오여고를 지나 남광주역으로 갔는데 이제는 조선대 안으로 들어가야 해 순간 헷갈렸다”며 “오늘 탄 승객 중 절반 이상이 목적지에 가는지 물어보고 탔다”고 전했다.

이번 개편은 도시 외곽으로 넓어진 생활권과 달라진 이동 수요를 반영하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대비하기 위해 이뤄졌다. 시내버스 노선은 기존 103개에서 115개로 늘었고, 하루 운행 횟수도 535회 확대됐다. 주요 거점 간 이동을 빠르게 하는 급행 노선과 교통취약지역을 연결하는 노선도 보강됐다.
버스 번호 앞에 붙던 지역명은 없어졌다. 시민들이 번호를 더 쉽게 확인하도록 바꾼 조치지만, 일부 노선의 폐지와 경로 변경까지 한꺼번에 적용되면서 개편 첫날에는 평소 이용하던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11월 6일까지 노선 개편 상황실을 운영해 운행 상황과 시민 불편을 살피기로 했다. 환승이 불편하거나 혼잡한 구간은 운영 상황을 확인해 조정할 방침이다.
노선 개편의 효과는 새 노선이 실제 이동에 얼마나 편리하게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노선 수와 운행 횟수의 증가뿐 아니라, 바뀐 정보를 시민들이 제때 확인하고 익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현장 안내를 이어가는 일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