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 자산운용사 3곳이 전주에 사무소를 열었습니다. 지난 10월 12일 삼성자산운용·삼성액티브자산운용·삼성SRA자산운용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근에 공동 거점을 마련하고, 주식·부동산 투자 분야 등의 업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전주에 사무소를 둔 국내외 금융기관은 지난해 말 16곳에서 38곳으로 늘었습니다. 자산운용사뿐 아니라 수탁기관 등을 포함한 숫자로, 올해 말에는 49곳에 이를 전망입니다. 신한·KB·한화·NH-아문디·IBK자산운용 등 국내 운용사에 이어 삼성 계열사까지 합류하면서 금융기관의 전주 진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전주로 향하는 중심에는 국민연금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국내외 운용사들이 자금을 위탁받기 위해 경쟁하는 주요 기관투자가입니다. 기금운용본부 가까이에 거점을 두면 대면 협의와 현안 대응 등에서 접점을 넓힐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의 ‘가점 1점’이 더해졌습니다. 국민연금은 올해 6월부터 국내 주식·채권 위탁운용사를 선정할 때 기금운용본부 소재지에 업무 거점을 둔 운용사에 1점의 가점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사모투자 등으로도 관련 평가가 확대되면서 전주 사무소를 마련할 유인이 커졌습니다.

1점이 위탁운용사 선정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운용 성과와 투자전략, 위험관리 역량 등에서 경쟁사와 큰 차이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무시하기 어려운 점수입니다. 실적을 쌓거나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사무소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는 전주행이 사실상 피하기 어려운 과제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경쟁사가 거점을 마련해 가점을 받는 상황에서, 사무소를 설치하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입니다.



문제는 사무소를 확보한 다음입니다. 기관영업과 자산운용 업무를 이해하고 국민연금 대응 경험까지 갖춘 전문인력을 지역에서 단기간에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역 인재를 채용하더라도 업무를 익히고 경험을 쌓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에 당분간 서울 본사 인력의 파견·전보나 출장으로 사무소를 운영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일부 운용사는 소수의 상주 인력을 두고 본사에서 핵심 업무를 지원하거나, 직원들이 필요할 때 전주를 오가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본사 직원의 이동 역시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가족과 주거 등 생활 기반을 조정해야 하고, 본사에 집중된 투자 의사결정과 업무 네트워크에서 멀어지는 것이 경력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사무소 개설이 곧 핵심 운용 기능의 이전이나 대규모 지역 채용을 의미하지는 않는 이유입니다.



전북도와 국민연금은 금융기관 유치를 통해 전주를 자산운용 특화 금융도시로 육성한다는 구상입니다. 국민연금은 금융기관의 전주 진출과 함께 지역 금융 전문인력 양성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가점은 금융회사들이 전주에 첫 거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늘어난 사무소에서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지역 인재 채용이 얼마나 이뤄지는지를 살펴볼 차례입니다. 금융기관의 진출을 지속적인 지역 일자리와 실질적인 금융 업무 확대로 연결하는 일이 다음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