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의 한 초등학교가 제주 수학여행을 체험학습으로 변경한 뒤 반복되는 학부모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장과 교감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위해 병가에 들어간 가운데, 해당 학교 교사가 현장 상황을 알린 글에 전국 초등교사들의 공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당 학교 A 교사는 지난 15일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 ‘수학여행이 아동학대가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이 글은 21일 기준 조회 수 1만 2700회, ‘좋아요’ 2290회를 기록했습니다.

글은 교장과 교감이 모두 자리를 비운 학교로 출근한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A 교사는 반복되는 민원에 답변하고 관련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 교육지원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곧바로 지원받지 못했던 경험을 전했습니다.

갈등의 시작은 6학년 수학여행 계획 변경이었습니다. 학교는 당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1학기에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이 해결되지 않아 가해·피해 학생을 분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학교 측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 대표 등이 참여하는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를 열어 수학여행을 체험학습으로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변경안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후 전화와 정보공개청구, 국민신문고 등을 통한 민원이 이어졌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민원인은 수사 의뢰까지 요구했으며, 병가 중인 교사에게도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료 요청도 광범위했습니다. 최근 3년간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 회의록을 비롯해 위원 참석 수당, 안건 심의비, 간식비 등의 집행내역이 포함됐습니다. 수학여행 계획을 변경하면서 별도의 학부모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기로 판단한 사유와 결재 문서 등 요청 항목은 20여 가지에 달했습니다.

A 교사는 다른 사람의 명의로 이름을 바꿔가며 민원이 접수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학교는 접수될 때마다 답변서를 작성하고 정보공개청구에 대응했지만, 이후 교장·교감·담임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는 내용까지 국민신문고 민원에 담겼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기사에서 확인되는 것은 신고하겠다는 내용의 민원이며, 실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됐는지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교육지원청의 초기 대응도 문제로 제기됐습니다. A 교사는 학교가 반복 민원을 ‘특이민원’으로 지정해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양식이 맞지 않고 동일한 민원이 세 차례 접수된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반송됐다고 밝혔습니다.

학교가 지원을 요청하던 같은 날, 교육청에서는 또 다른 국민신문고 민원에 대한 답변 요청 공문이 내려왔다고도 전했습니다. A 교사의 호소는 민원 대응을 학교에 계속 맡기는 구조에서는 교사와 관리자의 부담을 줄이기 어렵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글의 마지막에는 민원이 학교에 도달하기 전에 교육청이 먼저 받아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겼습니다. 교권보호를 약속한 교육행정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 내용입니다.

교육당국은 이후 직접 대응에 나섰습니다. 목포교육지원청과 전남광주교육청은 지난 19일 해당 학교를 방문해 민원 실태를 파악했습니다. 이어 해당 사안을 ‘특이민원’으로 접수하고 교육지원청이 직접 대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사안에서는 수학여행 변경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반복되는 민원으로 학교 운영이 영향을 받을 때 교육당국이 언제 개입하고 어떤 업무를 맡을지가 쟁점으로 드러났습니다. 교육지원청의 직접 대응 결정에 따라 민원 처리의 부담을 학교 밖에서 분담하는 단계로 넘어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