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반도체 생산시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장 밖의 도시 인프라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국제학교를 비롯한 교육환경과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왕복 8차선 이상 도로, 냉각수로 사용할 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요청했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1일 광주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민형배 시장과 주요 간부들이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논의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시는 2030년 첫 양산을 목표로 광주 군공항 부지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삼성 측이 먼저 강조한 것은 직원들의 정주여건이었습니다.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은 광주 반도체팹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운영하려면 국제학교를 비롯한 교육 인프라가 충분히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직원들이 지역에 자리를 잡는 데 양질의 교육환경이 중요하다며 행정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반도체 생산시설의 조성은 직원과 가족의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일과도 연결됩니다. 지역으로 이동할 인력은 근무환경과 함께 자녀 교육 등 일상생활의 조건도 고려하게 됩니다. 삼성은 이번 협의에서 이러한 정주여건을 우선순위로 제시했습니다.

교통 분야에서는 평택캠퍼스의 경험이 구체적인 사례로 언급됐습니다. 김 사장은 평택의 경우 처음에는 왕복 4차선 도로로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는 교통 정체가 극심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주에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초기부터 도로 규모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삼성 측이 제시한 기준은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왕복 8차선 이상의 도로입니다. 건설·상주인력이 5만 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이동을 감당할 교통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수치는 건설인력과 상주인력을 함께 고려한 예상 규모로, 반도체팹의 직접 고용인원 5만 명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 공급에 대한 협조 요청도 나왔습니다. 김 사장은 반도체팹의 냉각수로 활용할 하천이용수가 충분한 양으로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협의 내용에는 구체적인 취수 지점이나 공급량, 관련 시설의 규모와 일정까지 담기지는 않았습니다.


민형배 시장은 평택캠퍼스를 첨단 제조시설과 신도시의 배후기능이 결합한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며 광주가 무엇을 더 일찍 준비해야 하는지 확인했다며, 행정 때문에 기업의 일정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광주에서 근무할 직원들이 지역으로 오길 잘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뜻도 전했습니다.

이번 방문에는 민 시장과 실·국·본부장 등 주요 간부 2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방문 목적은 ‘호남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유치·조성을 앞두고 대규모 생산시설과 도시 기반시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방문단은 먼저 LH평택사업본부의 안내로 고덕국제화계획지구와 평택캠퍼스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생산시설 내부뿐 아니라 주변 도시까지 살펴보며 산업단지와 배후 주거·생활권의 연계 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이후 평택캠퍼스에서는 현재 건설 중인 P5의 공사 현황을 듣고,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의 건설 공정과 기반시설 공급 체계를 확인했습니다.

생산라인을 창 너머로 살펴보는 ‘클린룸 윈도우 투어’도 진행했습니다. 방문단은 반도체 제조 공정과 최신 설비의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현장 관계자들과 기반시설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과제를 공유했습니다.

이번 협의에서 제시된 준비 사항은 공장 부지 밖까지 이어집니다. 공사 단계의 대규모 인력 이동을 감당할 도로, 운영에 필요한 물, 직원 가족이 생활할 교육환경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삼성 측의 요청을 구체적인 시설 계획과 공급 일정으로 연결하는 일이 광주의 다음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