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파크골프가 전북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일반 골프보다 규칙이 간단하고 장비와 이용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다 걸으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어 이용자가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전북에 조성된 파크골프장만 30여 곳에 달합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부 동호인 단체의 시설 점유와 외부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텃세’, 휴장일 무단 이용 등을 둘러싼 민원이 이어지면서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전북에만 30여 개…빠르게 늘어난 파크골프

파크골프는 일반 골프보다 작은 공간에서 간단한 장비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입니다.
특히 걷는 시간이 많고 경기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중장년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전북지역에서도 파크골프장은 빠르게 늘었습니다.
현재 도내에는 30여 개의 파크골프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상당수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원이나 하천변 등에 조성돼 있습니다.
완주의 한 파크골프장 역시 점심시간에도 서너 명씩 조를 이룬 이용객들이 경기장을 찾을 정도로 이용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용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비해 시설 운영방식과 이용문화가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공공시설에 컨테이너 설치하고 휴장일 무단 이용까지

일부 파크골프장에서는 특정 단체가 시설을 사실상 독점적으로 이용한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단체가 파크골프장에 임의로 컨테이너 박스를 가져다 놓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날 몰래 들어가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담당자가 휴장일이라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했는데도 울타리나 망을 넘어 들어가 파크골프를 치는 이용객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파크골프장이 지자체가 관리하는 공원이나 하천변 등 공공공간에 조성됐다는 점에서 특정 단체의 사유물처럼 운영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회원 아닌 사람이 오면 밀리잖아”

외부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텃세’도 갈등의 원인입니다.
파크골프가 확산되던 초기에는 지역 민간협회나 동호인 단체가 시설 운영에 상당 부분 참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 회원 중심의 이용문화가 만들어진 일부 시설에서는 외부 이용객이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렵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이용객은 지역방송 인터뷰에서 정회원이 아닌 사람이 와서 경기를 하면 기존 회원들의 이용이 밀리게 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공공재정으로 조성되고 지자체가 관리하는 시설이라면 특정 협회나 회원만 우선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파크골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과거 소수 동호인 중심으로 만들어졌던 운영방식 역시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결국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갈등이 반복되자 전북지역 일부 지자체는 파크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북에서는 정읍과 익산, 임실 등이 파크골프장을 직영하고 있습니다.
완주군도 내년부터 파크골프장을 직접 운영할 계획입니다.
민간 협회나 특정 단체에 운영을 맡기는 대신 지자체가 이용시간과 예약, 시설관리 등의 기준을 직접 마련하고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직영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기존 이용자 가운데서는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면 과거처럼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완주군은 관련 논의를 지속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서 직영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호회 공간’에서 ‘공공 체육시설’로

파크골프가 처음 확산될 당시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아 지역 협회와 동호인 중심의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새로운 동호인과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이용객도 증가했습니다.
공공시설을 소수의 기존 회원 중심으로 운영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앞으로 파크골프장이 생활체육시설로 계속 성장하려면 예약과 이용시간, 지역민과 외부 이용객의 이용 기준 등을 명확하게 만드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특정 단체가 시설을 임의로 점유하거나 회원 여부에 따라 이용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지자체 직영의 중요한 과제가 됩니다.

인기만큼 운영방식도 바뀌어야 합니다

파크골프의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장년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일반 골프에 비해 비용과 진입장벽도 낮기 때문입니다.
전북지역에서도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조성하거나 확장하려는 지자체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설 숫자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누가 먼저 이용해왔느냐보다 누구나 같은 기준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가 공공 체육시설에서는 더 중요합니다.
정읍·익산·임실에 이어 완주까지 직접 운영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중장년층의 새로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이제는 ‘동호인들의 운동’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체육시설에 맞는 운영방식을 만들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