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오늘 다시 전남 고흥에서 우주로 향합니다.
누리호는 10월 7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다섯 번째 발사에 도전합니다.
이번 발사에서 누리호가 싣고 가는 위성은 모두 15기입니다. 역대 누리호 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특히 이번에는 하나의 주탑재위성이 아니라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함께 싣고 우주로 향합니다.
누리호가 단순히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는 것을 넘어 여러 위성을 정해진 궤도에 정확하게 배치하는 ‘우주 수송수단’으로서의 능력을 확인하는 발사가 될 예정입니다.


누리호는 이미 발사대에 서 있습니다

누리호는 어제인 6일 오전 종합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했습니다.
조립동과 발사대 사이의 거리는 약 1.8km입니다.
거리만 보면 자동차로 몇 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누리호는 약 1시간 30분에 걸쳐 천천히 이동했습니다.
발사체에 전달되는 진동과 충격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전 6시 조립동을 출발한 누리호는 오전 7시 30분쯤 발사대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누리호를 수직으로 세우는 기립 작업이 진행됐고 오전 10시 35분쯤 기립과 고정 작업을 완료했습니다.
연료와 산화제 등을 공급하는 ‘엄빌리칼’ 연결과 기밀 점검 등 발사를 위한 작업도 이어졌습니다.

정확한 발사시각은 오늘 결정됩니다

오늘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최종 발사시각입니다.
발사관리위원회는 누리호의 상태와 나로우주센터 주변 기상, 우주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확한 발사시각을 결정합니다.
발사체가 정상이라고 해서 무조건 발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람을 비롯한 기상조건뿐 아니라 누리호가 지나가는 경로에서 다른 우주물체와 충돌할 가능성까지 확인합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누리호에 케로신 연료와 액체산소 산화제를 충전합니다.
발사 약 10분 전에는 사람이 직접 통제하는 단계를 넘어 발사자동운용 프로그램이 작동합니다.
이후 카운트다운을 거쳐 누리호가 고흥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위성이 무려 15기

5차 발사가 이전과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은 탑재위성입니다.
누리호에는 총 15기의 위성이 실렸습니다.
주탑재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5기와 함께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개발한 큐브위성 10기가 우주로 향합니다.
단순히 위성 15기를 한꺼번에 꺼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위성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정해진 순서와 시간에 맞춰 하나씩 분리해야 합니다.
누리호의 발사뿐 아니라 정밀한 자세제어와 위성 분리 기술까지 함께 시험받는 것입니다.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차례로 내려놓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탑재위성 5기입니다.
이번 누리호는 국내 최초로 여러 대의 초소형 군집위성을 한 번에 발사합니다.
목표는 약 57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입니다.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도달하면 초소형 군집위성들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차례로 분리합니다.
여러 위성이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분리될 경우 서로 충돌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과 방향을 계산해 내보내야 합니다.
누리호가 우주까지 올라가는 것만큼이나 위성을 정확하게 배치하는 과정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군집위성을 왜 여러 개 띄울까?

군집위성은 여러 대의 작은 위성을 하나의 팀처럼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하나의 대형 위성만 지구를 돌 경우 특정 지역을 관측하고 다시 같은 지역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여러 위성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면 같은 지역을 더욱 자주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사되는 초소형 군집위성 역시 한반도와 주변 지역을 보다 자주 관측하는 데 활용됩니다.
재난·재해 대응과 국가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함께 가는 큐브위성 10기도 각자 임무가 있습니다

나머지 10기는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 등이 개발한 큐브위성입니다.
작은 크기의 위성이지만 단순히 누리호의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실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주환경과 해양 관측부터 국산 우주부품 검증, 위성 관련 신기술 실증 등 각각 다른 임무를 수행합니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실제 우주환경에서 검증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우주에서 실제로 작동한 이력이 중요한 우주산업 특성상 누리호가 국내 우주기업의 기술을 검증하는 플랫폼 역할까지 담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첫 발사 실패 후 3연속 성공

누리호의 첫 번째 도전은 2021년이었습니다.
1차 발사에서는 발사체가 목표 고도까지 올라갔지만 위성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려놓지 못하면서 최종 임무에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2차 발사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발사체를 이용해 실용급 위성을 궤도에 투입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3차와 4차 발사까지 성공했습니다.
지금까지 네 번 가운데 세 번의 임무에 성공한 셈입니다.
오늘 5차 발사까지 성공하면 누리호는 4회 연속 성공 기록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제 목표는 ‘로켓 발사’ 그 이상

누리호 개발 초기에는 질문이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대한민국이 독자적으로 만든 로켓을 우주까지 보낼 수 있는가?’
여러 차례 발사를 거치면서 이제 질문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정확하게 보내줄 수 있는가?’
실제 우주산업에서 발사체는 위성을 우주로 운송하는 수단입니다.
많은 위성을 안전하게 싣고 올라가 각각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배치해야 상업적인 ‘발사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15기의 위성을 싣고 가는 이번 5차 발사가 누리호의 우주 수송능력을 확인하는 시험으로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대한민국의 우주로 가는 문, 고흥

그리고 누리호의 모든 비행은 전남 고흥에서 시작됩니다.
고흥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는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발사장입니다.
과거 나로호가 이곳에서 우주로 향했고, 현재는 대한민국이 독자 개발한 누리호가 같은 고흥 하늘에서 비행을 시작합니다.
누리호 발사가 반복되고 민간기업의 참여가 확대되면서 고흥 역시 단순히 로켓을 발사하는 장소에서 국내 우주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누리호가 수행할 임무는 이전보다 복잡합니다.
약 37만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발사체에 역대 가장 많은 15기의 위성을 싣고, 목표 고도까지 올라가 각각을 정해진 궤도에 배치해야 합니다.
2021년에는 ‘우리 로켓이 우주에 갈 수 있는가’를 시험했습니다.
2026년 오늘은 ‘우리 로켓이 위성을 원하는 곳까지 제대로 배달할 수 있는가’를 시험합니다.
대한민국의 다섯 번째 누리호가 오늘 전남 고흥에서 우주로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