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장윤기(23)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광주지법 형사13부는 3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검찰은 앞선 결심공판에서 장윤기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역시 사형을 촉구했고, 시민들의 엄벌 탄원도 이어졌지만 1심 재판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택했습니다.

귀가하던 여고생 15분간 미행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이 드문 보행로에서 귀가하던 고등학생 이채원 양을 성범죄 목적으로 노린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 장윤기는 피해자를 약 15분간 미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온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았습니다.
수사 과정에서는 장윤기의 다른 성범죄 혐의도 드러났습니다.
범행 이틀 전에는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하고 성폭행한 혐의가 추가됐으며, 과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당시 청소년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장윤기의 차량에서 발견된 약 40㎝ 길이의 케이블타이 25개 역시 피해자를 납치하기 위해 미리 준비한 물품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장윤기 측은 케이블타이가 컴퓨터 전선을 정리하기 위한 용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사형 구형…“재범 위험성 매우 높다”

검찰은 장윤기의 범행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성범죄를 목적으로 준비된 계획범죄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해자를 장시간 미행한 점과 차량에 케이블타이를 준비한 점, 범행 이후 피 묻은 옷을 세탁하고 미용실을 방문한 정황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이전부터 불법촬영과 스토킹, 성폭행 등 성범죄를 반복해왔다며 사회에 복귀할 경우 재범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장윤기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신상정보 공개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및 보호관찰 명령도 요청했습니다.
장윤기에게 적용된 강간살인죄는 법정형 자체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입니다.
재판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형벌 가운데 가장 낮은 형이 무기징역인 셈입니다.

법정에서는 세 차례 반성문 제출

장윤기는 재판 과정에서 성범죄 목적의 살인을 비롯한 주요 공소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재판부에는 세 차례 반성문도 제출했습니다.
최후진술에서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평생 죗값을 가져가겠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선고를 앞두고 장윤기의 교도소 생활에 대한 동료 수용자의 증언이 공개되면서 반성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습니다.

“무기징역보다 사형 받고 싶다”…‘빨간 명찰’ 발언 증언

지난 9월 MBC는 광주교도소에서 장윤기와 같은 동에서 생활했다는 수용자 A씨의 증언을 보도했습니다.
A씨는 장윤기가 수감생활 중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장윤기가 자신에게 “무기징역을 받는 것보다 사형이 낫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장윤기는 당시 감시 필요성이 높은 수용자에게 사용되는 노란색 명찰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사형이 확정된 수용자가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빨간색 명찰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빨간색 명찰이 멋있고 ‘가오가 산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입니다.
또 범행 이유를 묻자 미성년자와 중·고등학생 등에 대한 성적 판타지를 언급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다만 이 발언들은 장윤기가 법정이나 언론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 아닙니다. 같은 교도소에서 생활했다는 동료 수용자의 증언인 만큼 확인된 법정 진술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법정에서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모습과 상반된 내용이 알려지면서 장윤기가 실제로 범행을 반성하고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유족은 사형 촉구…시민들도 엄벌 탄원

피해자 유족은 재판 과정에서 장윤기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선고를 앞두고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사형 선고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의 엄벌 탄원도 이어졌습니다.
선고를 앞두고 약 10만명의 서명이 담긴 엄벌 탄원서가 법원에 제출됐습니다.
검찰 역시 장윤기를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형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형은 무기징역이었습니다.

사형 아닌 무기징역…상급심 판단 남았다

이번 무기징역 선고가 장윤기에 대한 최종 판결은 아닙니다.
검찰이 1심 형량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해 항소할 수 있고, 장윤기 측 역시 판결에 불복할 경우 항소할 수 있습니다.
항소가 이뤄지면 광주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됩니다.
특히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고 피해자 유족 역시 사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만큼 검찰이 항소할지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형 선고는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형은 사람의 생명을 박탈하는 가장 무거운 형벌인 만큼 대법원은 범행의 동기와 수단, 잔혹성, 피해 정도, 피고인의 나이와 전과, 범행 이후 태도, 재범 가능성, 교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선택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장윤기에게 적용된 강간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뿐입니다.
검찰은 사형을 요구했고 피해자 유족과 시민들도 법정 최고형을 촉구했지만, 1심 재판부의 최종 판단은 무기징역이었습니다.
법정에서는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교도소에서는 오히려 사형과 ‘빨간 명찰’을 원했다는 동료 수용자의 증언까지 나온 장윤기.
이제 이번 사건은 검찰과 장윤기 측의 항소 여부에 따라 상급심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참고 출처
- 광주지방법원 장윤기 1심 선고 관련 2026년 9월 30일 보도
- MBC, 장윤기 동료 수용자 인터뷰 및 ‘빨간 명찰’ 발언 관련 보도
- YTN, 장윤기 동료 수용자 증언 관련 보도
- 검찰 결심공판 사형 구형 및 공소사실 관련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