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 개강 이후 전북지역 대학들이 총장 선거부터 학교 법인과의 갈등, 학과 인증 문제까지 각기 다른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전북대학교에서는 차기 총장을 뽑는 과정에서 교수와 직원,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전주대학교에서는 지난해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 탈락을 계기로 불거진 교수회와 학교 법인의 대립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일장신대학교는 간호학과가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인증 불가’ 판정을 받아 시정 평가 결과에 따라 학생 모집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세 대학이 처한 상황은 서로 다르지만 내부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학생들의 학습권과 대학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전북대, 총장 뽑는데 교수 표는 몇 %?

전북대학교에서는 제20대 총장 선거를 앞두고 대학 구성원별 투표 반영 비율을 놓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쟁점은 교수와 직원, 학생의 표를 각각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입니다.
2022년 진행된 제19대 전북대 총장 선거에서는 교원 투표가 70%, 직원 20%, 학생 10%의 비율로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직원협의회와 총학생회는 교수의 투표 반영 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총장을 교수들만의 대표가 아니라 교수·직원·학생 등 대학 구성원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로 본다면 다른 구성원의 의견도 지금보다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반면 구성원별 비율을 어떻게 조정할지를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실제 총장 선거 절차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평의원회까지 한 차례 무산

갈등은 단순한 의견 차이를 넘어섰습니다.
직원협의회는 지난 9월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평의원회 개최를 한 차례 무산시켰습니다.
총장임용후보자 선정을 위한 추천위원회 구성도 늦어지고 있습니다.
직원협의회와 총학생회가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 후보를 내지 않으면서 당초 8월 16일까지였던 위원회 구성 시한도 연장됐습니다.
현 총장의 임기가 끝나기 180일 전까지 총추위를 구성해야 했지만 구성원 사이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기 총장 선거 절차 자체가 제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북대 구성원들은 오는 10월 7일 다시 평의원회를 열어 투표 반영 비율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결국 전북대의 핵심 쟁점은 ‘총장을 뽑을 때 교수·직원·학생에게 각각 어느 정도의 목소리를 줄 것인가’입니다.


전주대, 글로컬대학 탈락 후 갈등 1년째

전주대학교의 상황은 전북대와 다릅니다.
전주대에서는 교수회와 학교 법인인 신동아학원의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갈등의 시작점에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이 있습니다.
글로컬대학30은 지역 대학의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선정 대학에 대규모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전주대는 지난해 호원대학교와 연합해 글로컬대학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두 대학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요 사항을 공동으로 심의·의결할 수 있도록 전주대 정관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이사회가 해당 정관 개정안을 부결하면서 학교 내부에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글로컬대학 탈락하자 교수회 “법인 책임”

결과적으로 전주대학교는 지난해 9월 글로컬대학 사업 최종 선정에서 탈락했습니다.
이후 교수회는 학교 법인 이사회가 대학 발전을 가로막았다는 취지로 책임론을 제기했습니다.
법인과 교수회의 대립은 글로컬대학 탈락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았고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대학의 학생 수 감소와 재정 문제 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대규모 정부 지원사업 탈락을 둘러싼 책임 공방까지 장기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한일장신대는 간호학과 ‘인증 불가’

한일장신대학교에서는 간호학과가 문제입니다.
한일장신대 간호학과는 올해 상반기 진행된 간호교육인증평가에서 ‘인증 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대학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시정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호학과에서 교육인증은 일반 학과의 평가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간호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은 정해진 기간마다 평가와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한일장신대의 현재 간호교육 인증 유효기간은 오는 12월 11일까지입니다.
따라서 이번 시정 평가 결과가 중요합니다.

최악의 경우 학생 모집 정지·학과 폐지도 가능

만약 시정 평가에서도 인증을 받지 못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교육부가 학생 정원 감축이나 학생 모집 정지 등의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학과 폐지까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학 측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시정 평가 자료를 제출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한일장신대 간호학과가 폐지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재평가에서도 인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학생 모집과 학과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과가 중요합니다.

결국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전북대와 전주대, 한일장신대가 겪고 있는 문제는 모두 다릅니다.
전북대에서는 대학 내 의사결정 구조를 둘러싼 교수·직원·학생 사이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주대에서는 정부의 대규모 대학지원사업 탈락 이후 교수회와 학교 법인의 책임 공방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한일장신대에서는 간호학과의 교육 품질을 평가하는 인증 문제가 직접적인 현안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공통점도 있습니다.
갈등과 문제가 장기화될수록 대학 구성원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은 결국 학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총장 선거가 지연되면 대학의 주요 의사결정이 늦어질 수 있고, 학교 법인과 교수회의 갈등이 계속되면 대학의 장기적인 발전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학과 인증 문제는 학생 모집과 학과 존립 자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역 대학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북지역 대학들은 외부 경쟁뿐 아니라 내부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전북대는 오는 7일 다시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을 논의합니다. 전주대는 1년 넘게 이어진 법인과 교수회의 갈등을 풀어야 하고, 한일장신대는 12월 11일 인증 만료를 앞두고 시정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 학교 모두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해결 방법도 다릅니다. 다만 내부 갈등과 행정 문제가 학생들의 교육환경까지 흔들지 않도록 각각의 문제를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